솔직히 말하면, 나트랑은 두 번째 선택지였어요. 처음엔 다낭 얘기를 하다가, 친구가 "거기는 너무 많이 갔잖아, 이번엔 나트랑 어때?" 한마디에 바로 항공권 검색 창을 열었거든요. 5월 11일 출발, 15일 귀국. 딱 4박 5일. 여자 둘이서 뭐가 그렇게 많이 웃겼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야, 우리 진짜 잘 왔다" 를 주고받은 여행이었습니다.
5월 나트랑, 날씨는 어때요? — 결론부터 말하면 완벽했어요
5월 나트랑은 건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에요. 이걸 알고 조금 걱정했는데, 막상 가보니 5일 내내 비 한 방울 안 맞았어요. 오전엔 맑고, 오후 2~3시쯤 되면 살짝 스콜이 올 것 같은 분위기를 주다가 결국 안 오는 패턴 반복. 기온은 매일 30도를 훌쩍 넘었고, 습도도 있어서 그늘을 찾게 되긴 했는데, 바다 옆에만 있으면 그 열기조차 좋게 느껴지는 마법이 있더라고요.
평균 기온 약 30~33°C / 자외선 매우 강함 → 선크림은 SPF 50 이상 필수
오후 스콜 가능성 있으나 짧게 끝나는 편 / 우산보다 방수 파우치 챙기는 게 실용적
바다 수온도 따뜻해서 스노클링하기엔 최적의 시즌 🐠
한 가지 아쉬웠던 건, 5월이다 보니 베트남 현지 관광객이 꽤 많았어요. 성수기 직전이라 그런지 호텔 가격도 4월보다 살짝 올라있다는 얘기를 현지에서 들었고요. 미리 예약하고 간 게 신의 한 수였습니다.
진짜 나트랑의 얼굴 — 호핑투어, 바다 위에서 점심까지
나트랑에 왔다면 호핑투어는 거의 국룰이에요. 저희도 둘째 날 오전 일찍 항구로 나갔는데, 스피드보트를 타고 섬 3~4개를 돌면서 스노클링하고 점심 먹는 코스였어요. 배 위에서 먹은 볶음밥이 뭔가 특별하게 맛있었는데, 아마 바다 바람 때문이었겠죠. 친구가 "이 쌀밥이 왜 이렇게 맛있냐"며 두 그릇 먹었습니다 (진짜임).
"야, 나 지금 물고기랑 같이 수영하고 있어. 이게 실화야?" 스노클링 마스크를 올리면서 친구가 했던 말. 형광빛 파란 바닷속에 열대어가 발 밑으로 지나가는데,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어요.
호핑투어 가격은 투어사마다 다르지만 2026년 5월 기준 1인 약 18,000~40,000원대로 다양하게 있어요 (클룩·와그 기준). 스노클링 포함 기본 코스로 시작해서 씨워킹이나 스쿠버다이빙을 추가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에요. 저희는 스노클링만 했는데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어요. 수영 못해도 구명조끼 주니까 겁먹지 않아도 됩니다.
머드스파, 생각보다 훨씬 좋았던 이유
주소: Group 19, Xuan Ngoc, Vinh Ngoc, Nha Trang
운영시간: 매일 08:00~17:30 (마지막 입장 16:30)
입장료: 성인 350,000 VND~(2026년 5월 기준) | KKday 사전 예약 확인하기
사실 머드스파는 "그냥 진흙탕에 들어가는 거 아니야?" 하고 기대를 좀 낮게 잡았어요. 그런데 막상 들어가니 미네랄 머드가 피부에 착 감기는 느낌이 있고, 온천 풀로 이동해서 씻어내면 피부가 보들보들해지는 게 느껴지거든요. 친구랑 둘이 통 안에 들어가서 사진 찍느라 20분은 보낸 것 같아요. 여자 여행에서 머드스파는 거의 필수 코스라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오전 일찍 가는 걸 추천해요. 저희는 10시쯤 도착했는데, 11시 넘어가니까 단체 관광객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탈의실이랑 샤워실이 좀 정신없어졌어요. 그리고 시내에서 이동할 때 그랩(Grab)으로 가면 편한데, 머드스파 특성상 짐이 좀 젖을 수 있으니 여벌 옷이랑 방수 파우치 꼭 챙겨야 해요.
나트랑 맛집 — 여자 둘이 먹어본 것들
나트랑 먹거리는 기대 이상이었어요. 해산물이 워낙 싱싱하고, 로컬 식당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저렴해서 매 끼니마다 행복했습니다. 첫날 저녁은 시내 해산물 식당에서 왕새우 구이에 맥주 한 캔씩 시켰는데, 둘이 먹어서 한국 돈으로 약 3만 원대. 입이 딱 벌어졌어요.
"이게 2만 원이라고? 한국에서 편의점 도시락 사면 이 가격인데?" — 첫 식사 후 친구의 첫마디. 그 표정이 여행 내내 제일 웃겼어요.
촌촌킴(Chon Chon Kim)은 한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 알려진 베트남 가정식 맛집이에요. 넴느엉(숯불 돼지고기)에 라이스페이퍼 싸먹는 거 계속 주문하게 되는 마력이 있어요. 야시장은 저녁 5~6시쯤부터 열리는데, 규모는 작지만 진주 액세서리나 캐리어 등 쇼핑 아이템이 알차게 있었어요. 저는 여기서 진주 귀걸이 하나 샀는데 값 흥정이 은근히 재밌었습니다.
솔직히 아쉬웠던 것들 — 이것만 알면 덜 당합니다
좋은 것만 쓰면 솔직한 후기가 아니죠. 가장 불편했던 건 시내 도로 상태와 오토바이 교통이었어요. 나트랑 해변가 큰길은 괜찮은데, 골목으로 들어가면 오토바이가 인도를 달리는 경우도 있고, 횡단보도에서도 차가 잘 안 서거든요. 처음 이틀은 길 건너는 게 진짜 긴장됐어요.
그리고 관광지 주변 바가지 요금도 있었어요. 그랩 앱 없었으면 택시 때문에 몇 번 더 당할 뻔했고, 야시장 쇼핑도 첫 제시 가격의 절반 이하로 흥정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엔 그냥 주고 샀다가 나중에 알고 좀 억울했습니다.
또 갈 거예요? — 네, 근데 다음엔 더 길게
4박 5일은 조금 짧았어요. 호핑투어, 머드스파, 맛집 탐방 하다 보면 사흘이 훅 지나가요. 다음엔 최소 5박 6일로 와서 판랑 사막 투어까지 넣어보려고요. 나트랑은 여자 여행, 커플 여행, 가족 여행 모두 잘 맞는 도시예요. 특히 너무 복잡하지 않고, 무리하지 않아도 즐길 거리가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느낌이랑 — 물가가 착한 것이 마음을 편하게 해줘요.
마지막 날 새벽에 해변으로 나갔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고 파도 소리만 들리는 그 순간이 이번 여행에서 제일 기억에 남아요. 다음엔 비 오는 날 오전에 혼자 조용히 와서 카페에서 코코넛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 도시예요, 나트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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